2023.03.12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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업무 시간
Created time
2023/03/12 13:01
이번 주에도 개인적인 일이 많은 편이었다. 화요일에는 여자친구와 함께 저녁을 보냈고, 수요일 저녁에는 정명훈 &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콘서트를 보러 갔고, 목요일 저녁에는 허리 부상 없이 유산소 홈트를 하기 위해 친구의 중고 실내사이클을 픽업해왔다.
덕분에 업무상으로는 적어도 6~7시간을 손해본 것 같다. 하지만 모두 즐거운 일이었다. 특히 정명훈 &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브람스 4번은 정말이지 최고였다. 브람스 4번을 실황으로만 5번은 넘게 들었을 것 같은데, 그동안 들리지 않았던 주제와 화음이 들리더라. 2악장을 그렇게나 재밌게 들은 적은 처음이었다. 이런 게 명장이구나, 싶은 생각도 들었다.
업무 내용을 보면 아쉬움은 있다. 총 업무 시간 중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회의 준비, 그리고 인터뷰에만 약 55%를 할애했다. 덕분에 신기능 출시를 위한 잡다한 일은 주말과 다음주로 미뤄야 했는데, 오늘도 역시나 체력적으로 뻗어버리는 바람에 결국은 다음 주의 내 몫이 되었다. 최근 3주는 평일에 바쁨 ⇒ 일을 미룸 ⇒ 주말에 뻗음 ⇒ 다음주의 나를 믿기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.
내부 커뮤니케이션, 회의 준비, 그리고 인터뷰에 시간을 할애한 것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. 내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결국은 팀이 해야 할 일을 정하고, 설득하고, 그 과정에서의 마찰력을 최소화하는 일이며, 다음으로 중요한 일이 팀 빌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.
하지만, 결국은 이러한 일들에는 고정적인 시간이 들어가고, 이 이상을 해내기 위해서는 나의 개인적인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는 없을 것 같다. 다음 주에는 정말 평일에 저녁 약속이 없다. 일에 한 번 집중해보자.
그런데 아닌 게 아니라, 어제 원주와의 술자리에서도 고백한 것처럼, 최근 한두 달(두세 달?)간의 나는, 번아웃이라고 말할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, 꽤 의욕이 떨어진 상태였던 것 같다. 새로이 맡아낸 업무의 확장이 나도 모르게 부담이었을 수도 있다. 어쨌거나, 언제나 그랬듯, 시간이 해결해주겠지.
E.O.D.